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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sitory of idea/잡담

시간은 물흐르듯 흘렀고 나는 악다구니를 썼다.

by Joshua21 2022. 11. 10.

마지막으로 봤던 면접은 8월이었다.

유쾌하지 않은 경험이었다. 임원 면접보던 당시 방역수칙으로 인해 실내는 커녕 실외에서도 반드시 마스크를 쓰던 시기인데 당시 면접관이 얼굴 좀 보게 마스크를 벗어봐라,몸이 둔한것 같은데 평소 운동은 하는지, 결혼은 했는지,여자친구는 있는지,군대는 갔다 왔는지, 어느 부대를 나왔는지, 20살부터 지금까지 쭉 무슨일을 하며 왜 했는지 등등 기억도 안날 정도로 많은 질문을 하셨는데 개발자가 뽑는건데 이정도까지 호구조사가 필요했는지, 유부남이거나 특수부대출신이면 가산점이 있는 지도 의문이었고 또  "나이가 너무 많다." 라고 딱 잘라 말해서 어떻게 극복 할것인지 혹은 그에 반해 장점이 뭐가 있는지는 답변 할 시간조차 없었다.

 

8월까지 3달간 매달마다 최종면접에서 떨어지기를 반복하면서 이런 저런 이유를 스스로 찾기 시작했다. 좌절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발전하고 나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라 생각했다.

스스로의 상품가치를 매기기 위해서는 냉정한 자기 객관화가 필요 하지만 감정을 100퍼센트 배제한 자기객관화는 어려운 일이었다. 스스로의 강점을 찾기도하고 단점을 찾기도 했지만 결국 강점 보단 단점이 더 마음에 깊게 남게 되었다.

 

 더구나 기술면접, 코딩테스트 등을 통과하고 인성면접과 임원 면접을 치룬 최종단계에서는 떨어졌을 떄는 개발자로서의 실력은 기준점을 넘겼으니 그 외에 기준인 인성이나 발전가능성, 같이 일하고 싶은사람, 즉 다른 말로 호감인 사람인지가 기준이 될텐데  여기서 경쟁력없이 떨어지기를 반복하니 스스로의 인성이나 외적 호감도에 대한 단점들을 찾게되고

이는 결국 자기애와 자신감의 결여로 돌아왔다. 냉정하지 못하고 감정적으로 무너졌던것 같다.

"나는 왜 호감이 아닐까?","나는 왜 인성이 별로일까?"에서 "나는 왜 훤칠하지 않을까? 나는 왜 잘생기지 못할까?","나는 왜 매력적이지 않을까?" 나 스스로도 싫어지는 생각들로 가득찼었다.

 

워커홀릭이라 할순 없지만 나는 일하는 것을 좋아한다. 나도 사회의 일원으로 필요한 사람이구나 하고 느낄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최종면접에 탈락소식을 접한 바로 그날 나는 생활고와 더불어 취업준비중이라 포장속에 백수였던 삶이 싫어 아르바이트를 구하기 시작했다. 파트타임으로 일하며 남는 시간에 공부를 할 수 있을만한 일들만 찾기로 했다. 운좋게도 유럽에서 바텐더 했던 경험을 좋게봐주어 커피를 잘모름을 밝혔음에도 외국손님이 많이 찾는 까페에서 면접을 날짜를 잡게 되었다.

 

 그렇게 무너져내리던 지난 8월의 무더운 여름날 서울에 때아닌 기록적인 폭우가 왔던 그 시기에 나는 마음이 무너진것 처럼 몸도 넘어져 다리가 부러져 버렸다. 면접을 보기로 했던 까페에는 좋게 봐주시고 기회를 주시려고 했던 점이 감사하여 목발을 짚고 찾아가 직접 봽고 다리가 이렇게 되어 일을 할수 없게 되었다고 사과드리고 왔다. 

 이미 마음이 무너진 상황에서 무더운 여름에 깁스를 차고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건 물론이거니와 오래 서있는것도 회복에 문제가 된다는 의사선생님의 진단에 하루종일 누워있었다.

육체가 나태해지고 활동성을 잃는 것은 마음에도 영향을 주는것 같다. 집안에도 안좋은 일들이 생겼고 악순환에 악순환으로, 엎친데 덮친격으로 힘든 시기였다. 

 

 한달하고도 몇주가 지난 후, 반깁스를 하고 목발없이 걸을만 해졌을때는, 병원비로 예상하지 못한 지출이 너무 커서 정말 생활비가 필요해 당장 아르바이트던 일용직이던 돈을 벌어야하는 상황이 되었다. 쩔뚝이면서 집근처 가게에 이력서를 돌리기를 몇일 이번에는 스*벅스에서 연락이 왔다. 이삼주 뒤에는 문제없이 걸을수 있고 일 할 수 있다고 말씀 드리고 어렵게 합격했다.

 그러나 사실 다친 몸을 회복하는 것이 정확히 정해진 시간에 회복이 끝나는 것도아니고 사람마다 회복속도가 다르기 떄문에 장담 할 수 없는 일이었고 결국 첫 출근하고 한 두주까지는 남몰래 쩔뚝이면서 일을 했다.

 

처음하는 일은 어렵고 새로운 직장은 적응하기 바빳다. 더구나 스*벅스는 내부적으로 정해진 메뉴얼과 외워야 할것들이 상상한것 이상으로 많고 매출근 마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매주마다 시험을 쳐야했다. 돈받고 하는 일에 대충할순 없음으로 개인적으로 하던 개발공부나 취미등을 전부 내려 놓고 나름 치열하게 새로 배우고 익혔던것 같다. 또 이 시간동안 스스로 다시 마음을 다잡고 긍정적인 마음과 태도를 되찾으려 다시 계획도 세우고 내적 성찰의 시간도 보냈다.

 

몸도 마음도 무너져내린 8월을 지나 쩔뚝던 9월,정신없던 10월을 지나 11월 중순이된 지금 이번주에 최종 시험을 치르고 통과 하게되면 또 차츰 개인시간이 생기고 다시 공부하고 다시 준비할수 있을 것 같다.

 

비교하면 끝이 없다. 같은 부트캠프를 수료한 동기들은 빠르면 벌서 올해 1월에 개발자가 되었고 나는 올해가 끝날떄 까지고 개발자가 될수 있을지 장담할수 없다. 그 1월에는 비슷한 실력이었을 우리는 이제 만1년이 되어가는 현업개발자와 아직 시작도 못한 취업준비생만큼의 실력,경력의 격차가 생겼다. 그래도 하고 싶고 되고싶다. 개발이 그리고 개발자가

 늦었다고 뒤쳐졌다고만 생각하면 아무것도 할수없다. 내가 하고싶은것 내가 되고싶은 것을 포기하지 않고 언제고 해내는 그날이 온다면 나는 실패자가 아니다.  꿈을 위해 도전하고 이룬 사람이다.